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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페미니스트의 우한 생존기’ 읽고 난 후의 느낌

책 그리고 감상문

by 짱꿀라 2021. 3. 12.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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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페미니스트의 우한 생존기읽고 난 후의 느낌

 

코로나19로 세계는 지금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가고 있을까? 라는 궁금증이 생긴다. 어떤 학자들은 세계 사람들의 삶이 혁명적인 수준으로 바뀌어 한다는 말을 한다. 환경의 변화, 즉 환경의 파괴로 이번 코로나19가 발생했다고 말을 한다. 동감한다. 생태계의 파괴로 인해서 환경이 자꾸 바뀌다보니 바이러스도 그것에 맞춰 생겨나는 것이다. 이것은 인간이 뿌려놓은 결과인 것이다. 코로나19로 지금도 수없는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있다. 근본적인 대책을 간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우리는 밤마다 수다를 떨었고, 나는 매일 일기를 썼다 - 어느 페미니스트의 우한 생존기>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은 지구 환경파괴가 누구로부터 출발했느냐다. 바로 인간이다. 인간의 편리함을 추구하려는 이기심 때문에 환경을 망가트린 것이다. 인간에게 오는 질병도 인간이 만들어낸 작품이라고 본다. 코로나19도 역시 사람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자연과 공존을 하면서 살아야 했지만 인간의 욕망과 욕심 때문에 불거진 것이다. 지난 번 읽었던 <우한일기>에서도 지적한 것은 중국정부의 거짓말로 전염병 확산을 통제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또 하나 지적하고 있는 것은 인간에 의해서 자연(지구의 환경을 말함)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갖자는 것이다.

 

우한이라는 큰 도시는 코로나19라는 전염병으로 봉쇄되었다. 이 전염병으로 인해 사회 곳곳이 마비가 되었고 사람의 일상이 망가져가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도시 전체가 멈춰 섰다. 따지고 보면 인간이 불러온 재앙이다. <우리는 밤마다 수다를 떨었고, 나는 매일 일기를 썼다 - 어느 페미니스트의 우한 생존기>의 저자 궈징도 봉쇄된 우한에 있었다. 광저우에서 우한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지 한 달 만에 터진 것이다. 저자로서는 웬 날벼락을 맞은 것처럼 느꼈을 것이다.

 

여성, 1인 가구주, 서른 살, 전혀 아는 이가 없는 곳에 온 이방인과 같은 존재, 사회적 자원이 전혀 없는 신분으로 고립된 상황에서 스스로 살아야 할 길을 찾아야 했다. 고립된 우한 지역은 마치 지옥으로 변했다. 이곳에서 어떻게든 삶을 이어가야 했다. 저자 궈징은 살아가야 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행동으로 옮긴 것이 이곳 상황을 알리는 일기를 쓰는 것이었다. 이 책에 수록된 일기는 2020123일 봉쇄된 날로부터 202031일까지 39일간 SNS에 올린 글들이다.

 

이 일기의 내용은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대략 소개를 한다면 이런 내용들이다. 고립감을 이겨내고 정보를 모으기 위해서 매일 밤 친구들과 나눈 화상 채팅이야기, 봉쇄된 도시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밥을 먹고 운동을 한 이야기, 틈틈이 산책을 나갔고 길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과의 소소한 얘기들, 먹을 식량과 의료품을 사기위해 마트와 약국을 들리면서 저자가 느꼈던 내면의 이야기,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 극심해지자 아파트 단지 내를 벗어나지 못했다.

 

"오늘은 어느 집 세 식구가 아파트 아래로 내려와 햇볕을 쬐었다. 남자아이가 한 열 살 정도 된 것 같았는데, 줄넘기 줄을 갖고 와서 아파트 마당에서 줄넘기를 했다. 잠시 뒤 아이 엄마도 같이 줄넘기를 했다. 남자아이가 줄넘기를 좀 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너무 더워.” 그러고서는 외투를 벗었다. 줄넘기를 하다가 지친 아이는 엄마와 함께 게임을 하고 놀았다. 처음에는 쎄쎄쎄를 하고 놀더니 나중에는 닭싸움을 하고 놀았다. 아빠는 내내 옆에 서서 지켜보다가 엄마와 아들이 닭싸움을 할 때는 심판 역할을 하며 아이에게 말했다. “너 이 자식 어떻게 손을 쓸 수 있어?” 이 광경을 옆에서 보다가 나도 모르게 신이 나기 시작했다." (p.263-264)

 

그 안에서 식량을 구하기 위해서 공동구매를 해야 했고, 산책을 하기 위해 아파트 단지 내를 돌아야 했다. 그때 만나던 사람들,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집에서 내려와 햇볕을 쬐며 책을 읽었던 이야기 등등, 생존을 위한 일들을 찾아 행동으로 옮겨야만 했다.

 

저자 궈징이 쓴 책에서 유심히 봐야할 곳이 두 가지 있다고 나는 생각했다. 봉쇄된 도시에서 고립감을 이겨내고 생존을 위해 "살아남자는 연대의 마음을 서로 공유하고 가져야 한다". 일례로 리원량의 죽음을 추모하자고 제안한 일이다.

 

"내 방 창문 밖으로 보이는 건물은 평소 빛이 드문드문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런데 9시가 되니, 건물 귀퉁이에서 미약한 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 순간 어둠 속에서,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빛이 되었다. 그건 봉쇄를 뚫는 빛이었다." (p.140)

 

그 다음으로는 지적한 부분은 '재난(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것)'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재앙이자 더 궁핍한 삶으로 몰고 가는 것이라고. 재난은 '누구에게나 평등하다'고 말을 하지만 견뎌낼 수 있는 힘과 자원은 분명히 차이가 나는 것이 현실이다. 똑같은 상황에서는 경제적 약자들이 더 빠르게 일상이 망가진다. 주로 지은이가 만난 인터뷰 한 대상들은 배달원, 환경미화원, 편의점 점원, 건설노동자들, 경제적 약자들이다. 환경미화원과 인터뷰한 내용 중의 일부다.

 

"한 행인이 (청소노동자) 아주머니에게 죽는 게 두렵지도 않느냐고 물으니 아주머니가 하는 말씀이, 죽는 게 두려워도 방법이 없다고, 더럽고 치사하면 정규직이 되어야 한다는 거였다." (p.85)

 

봉쇄된 도시에서 궈징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것은 일기를 쓰는 것과 밤마다 수다는 떠는 것(채팅), 경제적 약자들을 만나 얘기는 나누는 것들이었다. 이런 행동은 '터무니없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방법이자 일종의 투쟁(p.135)'이라고 했다. 즉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다. 살아있다는 죄책감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라도 궈징이 쓴 일기는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귀감이 되는 글이다.

 

 

2021. 3. 10.

봉쇄된 우한지역 사람들의 고통을 생각하며 잡문을 마친다.

 

붙이는 말

 

이 책과 더불어 <우한일기>를 꼭 읽어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다. 봉쇄된 도시에서 고립감을 떨쳐버리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사람들의 내면적 심리을 읽을 수 있다. 펜데믹 시대 이후 인간들이 어떻게 살아야할지 고민하게 만드는 책이다. 꼭 일독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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