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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를 탐험하다

책 그리고 감상문

by 짱꿀라 2021. 5. 10.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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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를 탐험하다

 

 

 

신화는 인간에게 있어서 어떤 의미를 부여할까? 그리고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나 더 나는 얼마나 그리스 신화에 대해서 알고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곰곰이 생각을 해봤다. 딱히 그리스 신화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라고는 몇 개 되지 않아 보였다. 그리스 신을 몇 명 아는 수준과 트로이 목마, 아테네 신전, 펠레폰네소스 전쟁, 호메로스, 오디세이아,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알렉산더대왕, 민주주의 발상지 정도이다. 그리스 신화를 안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그리스에 전체적인 것을 아는 것과 비례한다. 정말 모르는 것 투성이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두 번째로 이 책에 소개된 그리스 신화는 인간의 생활 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제우스 이전의 신들과 제우스를 포함한 올림푸스 12신과 그리스 도시에 붙여진 도시 지명들과 신화이야기에서 비롯된 교훈들, 사랑이야기, 탐험과 도전의 이야기, 신과 신의 결합, 인간과 신들의 결합, 신들과 요정들이 결합에 자식을 낳고 서로 애정행각도 벌이며 사랑을 나누고 바람도 피우고 미워도 하고 슬픔도 느끼며 어떤 때에는 눈물을 흘리며 기쁨도 나누는 것들을 보면서 신화는 인간의 생활에 깊이 들어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두 가지 예를 들어보자.

 

 

“제우스와 헬라 사이의 논쟁은 빈번했다. 제우스가 계속해서 한 여인과의 사랑 후에 또 다른 여인과 관계를 가질 때마다 헤라는 자신보다 힘이 훨씬 센 제우스에게 적절한 응징을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녀는 제우스가 희망했던 여성들에게 복수를 할 수 있었고, 그 결과로 얻게 되는 혜택을 누렸다.”(p.26)

 

 

그리스의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신이라고 한다면 단연코 제우스 신일 것이다. 제우스는 신중에서도 으뜸인 신인데 그는 대표적인 바람둥이였다. 자신의 눈에 예쁘다는 생각이 들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취해서 결혼을 하고 자식을 생산했다. 이같이 제우스의 바람피는 기질로 인해 헤라의 질투와 미움을 받게 되었다. 외도한 대상을 핍박하거나 자식을 낳으면 죽이거나 어떤 저주를 내려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제우스와 그의 아내 헤라의 감정의 싸움은 빈번했다. 상식적으로 외도가 신들의 영역에서 싸움거리가 되는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 인간의 영역에서나 있을 법한 것이라고 여겨지는데도 말이다. 이렇게 신화의 이야기가 인간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의 생활 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 아닐까?

 

 

“오늘날 다이달로스는 그의 특별한 재능 때문에 저주 받은 명석한 사람으로 우리에게 기억되고 있다. 과거 성공을 이끌어낸 자신의 장점에 발목 잡혀서 현재 실패하는 경우를 일컫는 ‘다이달로스 콤플렉스(Daidalos Complex)’라는 용어가 탄생하기도 하였다. 그의 불행의 장점은 아들의 죽음을 야기시킨 죄책감으로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었다.”(p.243)

“그는 오늘날 많은 것들 중에서 그저 자연적인 명령에 따른 하찮은 것을 추구하고, 인류의 슬픔과 피할 수 없는 죽을 운명을 피하려는 통렬한 어리석음의 상징으로 기억되고 있다. 영어의 형용사 ‘Sisyphean’이라는 말은 시시포스 신화와 관련하여 ‘결코 완성할 수 없는 임무’를 의미한다. 그는 속임수를 잘 쓰는 사람이라는 오명을 얻었고, 지능적이었지만 그의 위대한 공적은 하데스를 속인 것이었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라 두 번이나. 그러므로 하데스에게 그에 대한 묘사는 ‘가장 교활한 놈’이라는 것이었다.”(p.247)

 

 

또 하나의 예를 들자면 신화의 이야기 속에서 파생된 이야기는 현대인들에게 교훈을 주는 용어로 탄생한 것들이 많이 있다. ‘다이달로스와 아카로스신화에서 탄생한 용어 다이달로스 콤플렉스나 시시포스 신화에서 탄생한 용어 ‘Sisyphean’가 대표적인 것이다. 이 책 곳곳에 그리스 신화를 소개하면서 이러한 용어들의 탄생이 어떤 과정을 통해 생산됐는지 알려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 생활 역사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나타내 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백미로 손꼽이는 부분은 신화이야기와 관련된 미술작품들(그림)이 이야기장마다 소개된다는 점이다. 이 그림들을 보면서 신화와 인간이 가진 감정들의 유사성을 살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림들을 보면서 신들과 인간의 내면세계를 엿볼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에는 르네상스의 작품들을 다수 소개하고 있다. 그 시대는 고대 그리스 문화와 로마 시대의 학문과 예술의 회기였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그 시대에 만들어진 미술작품들은 옛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나타난 시대의 문화정신에 가장 근접한 것이 아니겠는가. 또한 이 책에서 좋았던 부분은 고대 문학가들과 그들의 작품들을 함께 만나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의 부분이다. 호메로스, 헤시오도스 같은 문인들, 작품은 오디세이아와 일리아스와 같은 인류의 대문학 자산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것이 나에게는 행운이었다.

 

이렇게 고대 그리스 신화는 그리스 국가를 형성하는 기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서양사상 근간을 이루는데 큰 기여를 했다. 그리스 신화는 인간의 생활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너무나 크나큰 기둥의 역할을 지금도 담당하고 있다. 끝으로 이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지은이는 저자의 말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나는 문득 그리스 신화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 생각은 그리스 신화를 책으로 써야겠다는 생각에까지 이르렀다. 오롯이 나만의 관점에서 그리스 신화의 세계를 접근해보고 싶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신화의 세계를 통해 내 안에 숨어 있는 또 다른 나의 본래 모습들을 이해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자 하나의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누구나 한 번쯤 신화의 강을 건너야 한다는 것, 신화의 강을 건넌 이야말로 철학과 역사의 시대로 넘어와 비로소 이상세계를 꿈꾸게 된다.”(p.9)

 

 

나도 이 부분이 이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답을 하고 있는 부분이라 여겼다.

 

 

2021. 5. 9.

늦은 밤에 정리를 하다.

 

 

붙이는 말

 

이 책과 더불어 이윤기 선생의 <그리스 로마 신화>시리즈와 천병희 선생이 그리스 신화와 관련된 책을 한국어로 번역한 책들이 있다. 이 책을 읽어보면 그리스 신화를 좀 더 자세히 알 뿐만 아니라 그리스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함께 읽어보시기를 바란다. 특히 천병희 선생께서 번역한 책들은 시간을 갖고 천천히 읽어보시기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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