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제주편, 기대평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7편이 다시 재출간되어 나온 것이 기쁘다. 2012년 9월에 출간되었으니 약 10년이란 세월이 흐른 것이나 마찬가지다. 다시 출판사 창비에서 재출간되어 나온다고 하니 책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매우 궁금했다. 책의 겉표지는 한라산, 돌하르방, 감귤의 그림이 나와 있어서 산뜻했다. 2012년 표지는 돌하르방이 홀로 서 있어서 왠지 쓸쓸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제주도의 상징이 돌하르방밖에 없나 하는 그런 느낌까지 들었다. 이번에 나온 표지는 2개의 친구가 생겨서 돌하르방이 쓸쓸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마침 창비에서 서평이벤트를 하고 있어서 신청을 했는데 운이 좋게 당첨이 되었다. 책은 토요일 저녁이 다 되어서 내 책상 앞으로 오게 되었다. 주말이었지만 살펴볼 시간이 나질 않아 서재실 책상에 두었다가 월요일 직장을 다녀와서 저녁에 살펴보게 되었다. 맨 먼저 표지를 살펴본 다음 책 목차를 살펴봤다. 2012년 출간된 것과 내용은 일치한 듯 했다.
목차의 첫 제목 ‘제주 허씨’을 위한 ‘제주학’ 안내서를 시작으로 와흘본향당, 조천 너븐숭이, 다랑쉬오름, 용천동굴, 하도리 해녀 불턱, 영실, 삼성혈, 관덕정, 오현단, 하멜상선전시관, 송악산, 대정 추사 유배지, 모슬포, 조랑말박물관, 제주학의 선구자들 편, 15개의 답사코스로 구성돼 있다. 2012년 당시 이 책을 읽고 머리에 떠오른 한 가지 생각은 곳곳마다 역사 현장의 숨소리를 들을 수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관광의 도시로만 알려져 있던 도시가 새롭게 문화유산이 있는 섬으로 변신한 듯한 그런 느낌을 받았다.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으면서 이번에는 어떤 느낌이 들까 생각을 곰곰이 생각을 해본다.
관광지로 알려진 제주도를 벗어던지고 역사가 숨 쉬는 공간, 우리 조상들이 예부터 이 섬에 뿌려 놓은 생활의 역사공간을 답사한다는 기분으로 책을 읽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두 달 정도 경주에 기거하면서 문화유산을 돌아본 적이 있다. 자세히, 섬세하게 곳곳을 누비며 신라인들의 정서와 문화, 혼을 느낄 수가 있었다. 제주도도 그런 심정으로 책을 읽어야 할 것 같다. 15곳의 문화유적을 돌아보며 ‘제주도는 바로 이런 곳이다’라는 것을 배울 기회로 삼아야 할 것 같다. 제주의 문화유산 현장을 간접적으로 느끼며 따라가다 보면 제주인들의 문화와 혼, 땅의 역사가 보일 것이다.
제주도에 관련된 책은 서점에 가면 매우 많다. 그러나 문화유산 현장 답사를 기초로 제주도를 설명한 책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정말 이 책이 주는 ‘제주도의 참맛’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느껴보고자 한다.
2021.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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