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을 영원히 기억하라

제주 4·3을 영원히 기억하라

 

 

연일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줄지 않고 있습니다. 1년 반 넘게 코로나19가 지속되다보니 사람들의 마음뿐만 아니라 육체까지도 답답함을 느낄 겁니다. 국외 여행뿐 아니라 국내 여행도 자유롭게 할 수 없으니 말이죠. 여러 지인들의 말을 들으니 코로나19로 인해 집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가 이쪽저쪽에서 듣곤 했습니다. 물론 나도 이번 휴가는 집에서 보냈죠. 코로나19로 도통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집식구들이 선택한 것은 휴가기간 동안 ‘제일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그럼 나는 무엇을 했을까요. 물론 나도 서재실에서 책을 보면 지냈습니다. 집중적으로 창작과 비평 2021년 봄호(191호)와 여름호(192호)를 읽었습니다. 특히 여름호는 클럽 창작과비평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중이라 자세히 읽어보게 되었죠. 이틀 정도 걸쳐서 다시 읽어봤는데 되새길 것이 정말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제주 4·3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시인이자 제주4·3연구소 소장인 허영선이 쓴 「검붉은 기억의 대지에서」를 집중적으로 다시 읽어보게 되었죠. 여기서 기억할 것은 ‘아직도 제주 4·3은 진행중’이라는 사실입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고 고통의 기억들이 제주 4·3관련 유족들에게는 남아있다는 데에 방점이 찍힙니다. 무죄로 판결이 나긴 했지만, 가족을 잃은 슬픔은 유족들에게는 평생 잊히지 않는 아픔으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제주 4·3을 더욱 기억해야 할 방법은 없을까, 고민한 결과 지난 번 제주도 여행길에서 제주올레길 19코스를 걸었던 기억을 되살려 보는 것이었습니다. 19코스 길의 시작점은 조천만세동산에서부터 시작을 합니다. 제주항일기념관, 관곶, 신흥리백사장, 서우봉, 너븐숭이4·3기념관, 북촌포구, 동복리 마을운동장, 남흘동, 김녕서포구가 주요 경로인데 너븐숭이4.3기념관과 북촌포구, 동복리 마을운동장으로 나오는 길까지 제주 4·3 유적지가 있는 곳입니다. 북촌마을 4·3길이라고도 하지요. 너븐숭이4·3기념관 앞에는 제주 4·3사건의 참혹상을 알렸던 현기영 작가의 소설 <순이 삼촌>의 배경이 된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은 순이삼촌 문학비가 있지요. 제주 4·3 희생자 북촌리 희생자 원혼 위령비도 있습니다. 북촌포구는 북촌리 대량학살 시작된 곳으로 4·3역사현장이 있는 곳이죠. 동복리 마을로 이어지는데 ‘낸시빌레’라는 곳도 4·3역사 현장이죠. ‘낸시’는 냉이라는 뜻이고 ‘빌레’는 너른 바위를 뜻하는 제주방언입니다. 이곳을 지나면 동복리 마을운동장이 나옵니다. 제주올레길 제19코스는 19.2km로 걷는 시간이 6~7시간 정도 걷는다고 합니다. 저는 이 길을 7시간 넘게 걸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길에 속해 있는 제주 4·3사건 역사현장을 돌아보면서 잊고 있었던 제주 4·3사건을 떠올려보게 되었지요. 결코 잊히지 말아야 할 역사현장입니다. 창작과 비평 2021년 여름호에 나온 강덕환의 시 「톱니바퀴는 구속되지 않는다」에서 제주 4·3사건을 한번 거론합니다. 그리고 허영선 소장이 쓴 글도 만났죠. 그 글속에서 이산하 시인이 쓴 『한라산』과 『악의 평범성』을 만납니다. 이벤트를 통해서 유홍준 교수가 쓴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주편 감귤에디션』을 읽으면서도 제주 4.3사건 유적지와 문학작품들을 만나게 됩니다. 현기영 작가가 쓴 『지상에 숟가락 하나』도 다시금 만났던 작품이죠. 휴가는 끝났지만 더운 여름 가기 전, 아니 클럽 창작과비평 행사가 끝나기 전에 주말을 이용해 다시 한 번 읽어봐야 할 책들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제주 4.3사건을 영원히 기억해야 할 방편으로 말입니다. 글을 짧게 쓰려고 했는데 그렇게 하질 못했네요. 코로나19가 끝나고 제주 여행하신다면 이곳을 꼭 한번 방문해보면 어떨까요. 여기서 이만 줄입니다.

 

 

2021. 8. 19.

 

붙이는 말

제주 4·3사건 길은 더 있습니다. 의귀마을 4·3길, 동광마을 4·3길, 금악마을 4·3길, 가시마을 4·3길, 오라동 4·3길입니다. 저는 이 길을 전부 다 걸어봤는데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제주도 여행 하실 때 한 곳을 골라 제주 4·3 역사현장을 방문하면 뜻 깊은 추억여행이 되지 않을까요.

 

혹시나 이글을 읽는 분이 계시다면 동영상 주소로 들어가 꼭 한번 봐주셨으면 합니다.

 

제주 4·3 사건 관련 동영상 주소

https://www.youtube.com/watch?v=kwIoRU06VYY&t=2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