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키려는 용감한 영웅들
지구를 지키려는 용감한 영웅들
"기후위기로 인해 빈부격차, 지역격차, 세대격차 등 불평등의 격차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세대 간 불평등으로 인해 전 세계 여러 국가의 청소년들이 기후행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우 온도가 1.5도 이상 상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해야 합니다. 2020년대를 사는 청소년들은 20~40대, 가장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할 시기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모든 힘을 집중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기존 세대가 만든 온실 가스 배출 기반의 사회 구조를 모두 바꿔 탈 탄소 시대를 여는 것이 이들의 지상과제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목소리를 높이고, 선배 세대들에게 강력한 경고를 날리는 것이 당연합니다."(p.184)
‘그럼에도 불구하고(For all that)’라는 영어 숙어가 있다. 이 단어가 갑자기 생각났던 이유는 기성세대(기존세대)로 청년세대, 청소년 세대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들었던 생각이다. 청년세대나 청소년 세대는 기후위기나 환경문제에 대해서 많은 실천을 하고 있는데 정작 기성세대는 기후변화에 대한 의식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내 주위를 둘러봐도 기후위기에 대해서 말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우리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식으로 대답을 한다. 더욱 가관인 답변은 ‘그 세대가 알아서 할 일이다’라는 정말로 해서는 안 될 무성의한 대답까지 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물론 내 주위에는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나, 기후위기의식을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숫자는 매우 소수에 불과하다. 이들은 나름대로 개인적인 실천을 하는 사람들이지만 연대를 통해 해결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나도 이런 부류에 속한다. 환경문제나 기후위기의식을 갖고 있지만, 이러한 사실을 알리는 일에는 입을 다물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연대를 통한 널리 알리기 위한 것은 자신의 부끄러움 때문인지 아직까지 실천을 못하고 있다. 지구를 살리기 위한 청년세대와 청소년 세대는 고군분투하지만 기성세대의 노력은 미미하기만 하니 송구한 마음뿐이다. 위에서도 밝혔듯이 지금의 청년세대나 청소년 세대는 10년 후면 이들은 사회에서 왕성하게 활동할 시기인데 기성세대들이 지구의 환경과 기후를 다 망쳐놓고 물려준다면 그들의 삶은 지구에서 영속가능하지 못할 것이다. 지구의 멸망을 만들기 않기 위해, 삶을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그들은 기후위기와 싸움을 시작한 것이다. 싸움을 시작한 영웅들을 이 책은 소개를 하고 있다.
이 영웅들의 이름을 차례로 나열하자면 이렇다. 그레타 툰베리, 최여민, 아뉘나 더 베버르, 금산 간디학교 박연우와 김지수, 시우테스카틀 마르티네즈, 멜라티 비젠과 이자벨 비젠 자매, 제주 멸종 위기종 어린이단 이룸, 주아, 한별, 광주 청소년삶디자인센터 벼리이자 청년활동가, 성대골 에너지 자립마을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송수빈, 유정민, 이승준, 정혜영, 진서희이다. 또한 묵묵히 도움을 주고 있는 이들도 소개를 하고 있다. 초·중·고 교사(강우희, 김두림, 윤신원, 이혜숙, 최소옥)들도 있고 성대골 마을닷살림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있는 김소영씨다. 기성세대로 이들도 지구를 살리기 위한 운동을 해왔던 지금도 하고 있는 영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영웅들의 활동은 가히 대단하다. 작은 일에서부터 큰일까지 지구를 살리기 위한 행동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청소년기후행동’은 한국의 청소년들이 주도하는 청소년 기후운동 조직인데 전국 30여 개 지역에서 500여 명이 활동한다. 이들은 기성세대를 상대로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라고 촉구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2020년 3월 20일에 헌법소원 심판까지 청구해 놓은 상태다. 대한민국 정부가 세운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소극적이라서, 청소년의 생명권과 환경권 등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주요 내용으로. 네덜란드, 벨기에, 콜롬비아, 유럽연합, 인도, 뉴질랜드, 스위스, 미국 등에서 정부를 상대로 소송한 사례들도 있다.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하는 이들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이들에게는 생존의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위에서 제시한 영웅들은 지구를 살리기 위한 끊임없는 작은 실천들이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최여민은 ‘대장들녁지키기 시민행동’에 참여를 하고 있다. 부천의 ‘마지막 녹지’라고 불리는 대장들녘을 지키기 위해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금산 간디학교에 다니는 박연우와 김지수 청소년은 ‘고기 없는 화요일’과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지구온난와의 주범으로 손꼽히는 축산업과 원자력 발전이나 화력발전처럼 환경에 해를 끼치는 방식을 탈피하고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에너지 자립’이 속히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 섬에서 청소년 환경운동가로 활동하고 있는 자매 멜라틴 비젠과 이자벨 비젠는 고향 발시 섬에서 ‘비닐통부 사용 금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캠페인은 ‘바이 바이 플라스틱 백’이다. 모두가 알라시피 발리 섬은 관광지로 매우 유명하다. 소위 관광업으로 먹고사는 곳인데 이곳에는 관광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특히 비닐봉투가 섬에 가득하다.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발리 섬은 천국이 되지 않을까? 제주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룸, 주아, 한별이도 빼놓을 수 없다. 제주를 지키기 위해 ‘제주 멸종위기종 어린이단’을 만들어 환경운동을 하고 있다. 성대골 에너지자립마을 연구원으로 일하는 5명의 청소년 활동가들, 광주 청소년삶디자인센터에서 ‘그레타 툰베리’의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는 동영상 강의를 듣고 청소년들이 ‘1.5℃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의 환경운동은 작은 것부터 실천에 옮겼다고 한다.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하니, 답은 하나뿐이었어. 행동! 먼저 ‘기후위기’라는 사실은 알지만, 사람들을 설득하기엔 부족했어. 그래서 잘 알고, 잘 설명할 수 있도록 공부하기 시작했지. 매주 목요일 저녁 삶디 열린책방에 모여 맡은 부분을 읽고 발제한 뒤 질문과 의견을 나눴어. 《파란 하늘, 빨간 지구》, 《1.5 그레타 툰베리와 함께》와 같은 책, 《녹색평론》, 《바질》 등의 잡지, 그리고 환경 다큐멘터리를 보고, 채식 요리도 만들어 먹으면서 머릿속을 튼튼하게 채우고, 마음을 단단하게 세워가고 있어. 혼자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하니 용기도 더 생기고 신나게 할 수 있지."(pp.125~126)
마지막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은 김소영 원장과 다섯 명의 선생님과의 좌담에서 나온 이야기다. 한마디로 요약을 하자면 초·중·고 교육커리큘럼에 기후교육과 생태전환 교육이 자리를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교육을 받고 자란 사람은 환경의 중요성을 잃지 않는다는 결론이다. 맞는 말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기성세대는 기후위기나 환경문제의 교육을 받지 않고 자랐기 때문에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이 모자란 것도 사실이다.
기후학자들은 끊임없이 말한다. 지구온난화가 계속된다면 조만간에 지구는 멸망에 치달을 것이라고. 그로 말미암아 청년세대와 청소년 세대는 지구를 살리기 위한 싸움을 시작한 것이다. 기성세대건 청년세대건, 청소년 세대건 지구를 살리기 위한 노력은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할 것이다. 꾸물거릴 시간이 없다. 작은 것부터라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이산화탄소를 감축하기 위해, 일회용품 사용하지 않기, 걷거나 자전거 타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플라스틱 사용 줄이기, 육식 줄이기, 음식찌꺼기 줄이기,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등등.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후위기나 환경문제에 대해서 공부하고 연대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 작은 시냇물이 모여 큰 강을 이루고 큰 강이 모여 바다로 흐르듯이 작은 행동들이 모이고 실천하면 큰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지구를 살리는 밑거름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 이참에 ‘지구를 살리는 영웅이 되겠다’는 다짐을 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2021. 6. 1.
붙이는 말
작년에 읽은 <마지막 비상구>(오월의 봄, 2019)는 원전재난의 위험성과 미세먼지 등 화석연료에 대한 폐해,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자세하고 생생하게 알려주는 정보가 들어있다. 같이 읽어보면 많은 도움을 받을 것이다.